경기침체 시작과 카플레이션

지난해 6월 와이프의가 장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소나타가 고장 나서 제네시스 GV70 신차를 구매해서 약 1년간 타고 다녔는데요. 와이프가 임신을 하면서 외출의 빈도가 점점 적어지고 주위 육아선배들이 100일까지는 크게 나갈 일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마침 '카플레이션'으로 인해 중고차값이 신차 값보다 비싸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얼마나 쳐주는지 알아나 볼까 하고 헤이딜러릍 통해 중고차 매물을 내놓았았습니다. 그 결과 신차를 5,800만 원 주고 구입했는데 헤이딜러에서 5,700만 원에 차를 사겠다고 하여 감가상각 생각 시 큰 이득이라 판단하여 GV70을 팔았는데요. 이와 같이 지난 1년간 자동차 가격은 신차든 중고차든 꾸준히 상승하며 그야말로 카플레이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뉴스들에 따르면 무섭게 올랐던 자동차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카플레이션의 발생원인, 결과, 카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는 이유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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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플레이션 원인 

 

@ 자동차 진화 + 코로나19 = 반도체난 

 

'쏘카 관련 포스팅'에도 다뤘지만 예전에 자동차는 단순히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하나의 이동장치였습니다. 그런 자동차는 해가 갈수록 진화하여 이제는 차에서 TV 보기, 음악 듣기, 자율주행, 문자 보내기, 네비게이션 기능 등 다양한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자동차의 변화는 '반도체'가 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반도체는 차량 내 여러 기능을 제어하고 활성화시키며 차량에서도 두뇌 역할을 합니다. 이전 내연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 전기차는 500개, 자율주행 차량은 반도체가 800~1000개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차량이 진화하면 할수록 반도체 수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2019년 코로나19라는 대재앙이 찾아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고 신차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죠.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재택근무 비중은 높아졌고 사람들도 외출을 자제했고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을 예상하여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을 줄이고 가전제품용 반도체 공급에 집중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지난 후 사람들은 그간 억눌렸던 '외출'에 대한 욕망이 폭발했고 이와 함께 차량 수요도 빠르게 회복하였습니다. 이것이 차량용 반도체난의 시작이었죠. 

반도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6개월 정도 앞서 제품을 먼저 생산합니다. 자동차는 이와 다르게 고객이 계약을 하면 주문이 들어가고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구조인데요. 이러다 보니 급증한 자동차 수요를 차량용 반도체 업계는 빠르게 대응할 수가 없었고 그야말로 차량용 반도체난이 발생하게 된 것이었죠.  

 

@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들의 공장가동 정지 

 

차량용 반도체는 NXP, 인피니온, 르네상스 등 3사가 약 80%의 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지난 2월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NXP와 인피니온 공장은 가동을 일시적으로 정지하였고, 르네상스도 일본 지진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공장 가동을 멈추었습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난 사태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의 외부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를 인식하여 늦게나마 반도체의 내재화를 선언하였습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차량용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네온가스와 크립톤 등의 희귀 가스가 필요한데요. 이 가스를 주로 생산하는 국가가 우크라이나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원료에 대한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었고, 이것 또한 카플레이션을 부 축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 카플레이션 시작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신차의 생산차질은 신차의 출고기간을 길게 만들었습니다. 내연기관 신차는 계약을 해도 출고까지 1년이 걸렸고, 하이브리나 전기차는 출고까지 최대 18개월까지 소요되었습니다. 이때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자동차 대리점에 자동차가 딱 한대가 있어서 영업사원에게 차가 왜 없냐고 물어보았더니 "없어서 못 판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신차를 사는데 오랜 시간 소요되니 사람들은 중고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신차급 중고차는 오히려 신차보다 비싸게 팔려 '카테크'를 하는 분들도 나왔고, 중고차 시장에서 매도자는 딜러보다 우위에 있는 '갑'이 되었습니다. 

 

# 카플레이션 꺾이나?

 

카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지난 1년간 자동차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는데요. 이러한 상승세가 최근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 주요 차량의 12월 시세는 11월 대비 약 7%가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우디,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코로나 19 이후 첫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저는 할인 소식에 아우디 매장을 방문하였는데요. 5천만 원 중반대인 A4는 할인해서 4천 후반, 6천만 원 후반대인 A6는 5천 후반, 5천 중반대인 Q3는 4천 초반대 까지 할인을 진행 중이더라고요. 그리고 2천만 원 정도 선납금을 내면 36개월 무이자를 해주겠다고 하여 ID4 계약을 취소해야 하나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렇다면 카플레이션이 진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가능성

 

 

코로나 19로 인해 늘어난 유동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문제를 일으켰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 한국 등 주요국은 금리를 대폭 인상하였습니다. 중국의 경기침체, 고물가와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2023년에는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차량 같이 비싼 자산을 구매할 경우 현재의 현금흐름과 미래의 현금흐름을 생각하며 구매하게 되는데요. 작년이나 올해 초만 해도 금리와 물가가 낮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여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차량의 할부금리는 2%대에서 최대 11%대까지 물가는 5% 정도까지 상승하며 차량 구매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상승하였습니다. 차량은 최대  출고 2주 전까지 취소하면 계약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경기침체를 예상한 사람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였고 계약한 차량을 대거 취소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 자산가격의 하락

 

최근 2년간 코스피 지수

코로나 19로 풀린 돈은 2년간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 등으로 유입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카카오 안 샀냐?", "비트코인 1억 원 간다.", "부동산은 결국 우상향이야. 부동산 불패 모르냐?"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친구들과 모임에 나가면 매번 나오던 얘기들이었는데요. 사람들은 저금리 상황 속 자산가격의  실현수익뿐 아니라 평가수익도 높아지자 명품이나 차량 등 고가 물품을 많이 구매하였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해 대폭 오르자 기술주와 암호화폐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가격이 하락하였고, 부동산 시장은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하였고 연일 부동산 하락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과 부정적인 전망에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여 현금 보유량은 늘리고 있습니다. 여러 기사나 블로그 등을 봐도 자산가격이 오를 때는 차가 고장 나지 않아도 수익금을 통해 새 차로 바꾸겠다는 분위기였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자동차도 가전제품도 고쳐가면서 쓸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하겠다는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 카플레이션 전망

경기침체, 고금리,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당분간 신차에 대한 수요도 줄어 들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차에 대한 수요가 줄게 되면 신차 출고 대기 기간도 줄어들게 되고, 카플레이션의 상승세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경기침체와 카플레이션의 하락 관련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사들의 주가는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일지,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의 내재화를 성공할지 등에 대해 미리 공부하여 투자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